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32)

하나님 사랑 2013. 4. 11. 06:46

사랑하는 친구야

어제는 정말 오랜만에 많은 친구들을 만났구나

1979년 초 우리는 동기생으로 만났고

34년이 지난 지금 중년의 친구가 되었구나

자네의 모습에서 풍기는 중년의 향기가

인생길을 뛰고 걸으며 여정 속에 묻어두었던

54년 산 술 향기같구나

곱디 고운 아가씨가 중년의 부인이 되었고

아들 딸 낳아 벌써 시집 장가 보낸 친구도 있었으니

세월이 많이도 지났구나

불과 몇 해 전만해도 예비역 친구가 한 둘이었는데

어느새 현역 친구가 한 둘이 되었으니

세월의 빠름을 실감 할만도 하지

삼겹살에 소주와 맥주로 시작한 만찬이

어느 호텔의 고급스런 만찬보다 성찬이었음은

우리의 통하는 마음과 진한 우정때문이 아닐까

누구랄 것도 없이 1980년 초로 의식을 돌려놓고

기억 속에 꽁꽁 숨겨 놓았던 보석을 꺼내 놓듯

아슬 아슬했던 생도의 일탈을 늘어놓는 것은

마치 보석을 보며 환희의 찬가를 부르는듯 했으니

힐링 할 수 있는 심리 안주로는 그만이었지

우리가 만나는 몇시간동안의 과거 여행은

분명 멈출 수 없다는 시간을 거꾸로 돌려 놓은 기적이었다네

친구이기에 술에 취해 헛소리를 해도 들어줄 수 있었고

친구이기에 보듬어 감싸줄 수 있었던 아름다운 시간이었네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오는 택시에서

나는 20대 청년으로 돌아갔던 친구를 생각하며 웃었다네

이것이 아름답고 행복한 삶이 아닌가

친구 ! 건강해야 하네

그래서 어제같은 시간을 계속 가져야 하네

 

염창동에서 친구를 사랑하는 동길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