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동길 시집
울릉도
하나님 사랑
2025. 6. 7. 11:38
동해 푸른 물결 한가운데
비밀처럼 떠 있는 섬 하나
둥글고 단단한 화산의 심장이
수천만 년 잠들어 깨어났네
가장자리엔
깎아지른 절벽이 바다를 거부하고,
하얀 파도는 그 벽에 부서져
작은 노래를 만들어 흘린다
중심엔 성인봉
하늘을 향해 고요히 솟은 산.
그 품에 안긴 숲들은
안개를 모으고 바람을 적시며
잎사귀마다 푸른 숨결을 품는다
섬의 옷자락을 따라
도동과 저동 사동과 태하
작은 마을들이
바다를 향해 이야기를 건네고
갯바람은 그 이야기들을
소라 껍질 속에 감춘다
이곳은 길이 좁고 하늘은 깊고
눈부신 고요가 흐르는 곳
사람은 작고 자연은 크며
시간은 천천히 걷는 섬
그 이름 울릉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