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27)

하나님 사랑 2013. 1. 21. 08:27

 

친구! 오늘 아침 비가 내리는 것을 보니

한파도 한풀 꺽인듯 하네

건강하게 잘 살고 계시지?

 

백수의 여바(여유롭게 바쁨) 생활은 

뒤를 돌아보아 삶의 교훈을 얻는 어리석음도

빼놓지 않고 밟아가게 되는구만

돌아보니 참 열심히 살았다는 보람보다는

잘 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더 크게 와닿네구려

 

인생의 목표를 정해놓고

그 목표에 집중하며 앞만 보고 달려갔던 삶

그 길이 곧은 길이든 굽은 길이든

산이든 들이든 바다이든

오직 더 빨리 가는데만 정열을 바쳤던 삶

 

이제와 돌아보니

그 길가에 피어있던 아름다운 야생화도

굽이 굽이 자연의 푸르름도

따사로운 햇빛의 느낌도

피부를 스치는 청정 공기의 촉감도

어느 시골 집 할머니가 가마솥에 지어주신

꽁보리밥의 별난스런 맛도 보지 못하고

좋은 벗들의 들러가라는 외침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냥 지나쳤으니

결코 잘 살아온 삶은 아니지 않는가

 

친구! 나는 이렇게 젊은 나이에

여유롭게 뒤를 돌아볼 수 있음이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지 모르네

이제 나는 절대 뛰지 않고 걸어갈 것이네

그리고 쉴곳에서 쉬어 갈 것이네

꽃이 있으면 멈추어 서서 꽃 향기를 맛보고

개울물을 만나면 발 담그고 시 한수 읊고 갈 것이네

지름길보다는 돌아가는 길을 갈 것이네

그래야 볼 것이 많으니까

 

행복은 목표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향한 길(과정)에 널려 있음을 이제 알았다네

그러고 보면 삶의 여정 자체가

행복의 길인데 말야,,,,

친구 오늘 하루도 행복하시게

 

염창동에서 동길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