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오늘 아침 비가 내리는 것을 보니
한파도 한풀 꺽인듯 하네
건강하게 잘 살고 계시지?
백수의 여바(여유롭게 바쁨) 생활은
뒤를 돌아보아 삶의 교훈을 얻는 어리석음도
빼놓지 않고 밟아가게 되는구만
돌아보니 참 열심히 살았다는 보람보다는
잘 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더 크게 와닿네구려
인생의 목표를 정해놓고
그 목표에 집중하며 앞만 보고 달려갔던 삶
그 길이 곧은 길이든 굽은 길이든
산이든 들이든 바다이든
오직 더 빨리 가는데만 정열을 바쳤던 삶
이제와 돌아보니
그 길가에 피어있던 아름다운 야생화도
굽이 굽이 자연의 푸르름도
따사로운 햇빛의 느낌도
피부를 스치는 청정 공기의 촉감도
어느 시골 집 할머니가 가마솥에 지어주신
꽁보리밥의 별난스런 맛도 보지 못하고
좋은 벗들의 들러가라는 외침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냥 지나쳤으니
결코 잘 살아온 삶은 아니지 않는가
친구! 나는 이렇게 젊은 나이에
여유롭게 뒤를 돌아볼 수 있음이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지 모르네
이제 나는 절대 뛰지 않고 걸어갈 것이네
그리고 쉴곳에서 쉬어 갈 것이네
꽃이 있으면 멈추어 서서 꽃 향기를 맛보고
개울물을 만나면 발 담그고 시 한수 읊고 갈 것이네
지름길보다는 돌아가는 길을 갈 것이네
그래야 볼 것이 많으니까
행복은 목표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향한 길(과정)에 널려 있음을 이제 알았다네
그러고 보면 삶의 여정 자체가
행복의 길인데 말야,,,,
친구 오늘 하루도 행복하시게
염창동에서 동길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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