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고 싶은 말
삼십 사년의 군 생활을 마감하며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니
지나 온 세월만큼이나 군대도 참 많이 변했다.
전력은 물론 삶의 질과 부대 운용 시스템 등 모든 면에서 발전적으로 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대가 사회의 변화속도를 쫓아가지 못한다는 평이 일반적이다.
그만큼 시대적 변화의 흐름에 둔감하던가 아니면 폐쇄적인 문화 때문일 것이다.
또 한편은 시대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지켜야 할 가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히 군은 보다 효율적으로 더 많이 변해야 한다.
더 많은 분야에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거나 변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첫째, 개인의 재능을 전투력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어야한다.
그러기위해서는 계급이 낮은 자가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한다.
우리 군대 문화 속에 가장 깊게 뿌리내린 잘못된 문화중 하나는
모든 것이 계급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형식적으로나마 토의의 장이 있다지만
어느 누구도 상관의 의중을 벗어나는 일은 보기 드문 일이다.
이러한 현상은 하위 계층으로 내려갈수록 심각하다.
병들은 아예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면 하라는 의식이 만연되어있다.
이젠 변화해야한다.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 아닌가.
상하 간 쌍방향 소통의 관로를 뚫고 하급자의 의견도 듣고,
그들이 갖고 있는 재능을 전투력으로 활용해야한다.
병들도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
둘째, 개인이 아닌 함께하는 훈련체계로 발전되어야한다.
우리 군의 훈련체계는 대부분이 개인전술전기연마에 집중되어있다.
팀 훈련이 있고, 부대 훈련이 있지만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개인만 잘 하면 되는 훈련체계이다.
그러나 사람은 서로의 신체조건이나 재능이 각기 다르다는 점에서 보면
각개병사에게 동일한 목표를 달성하게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우리 군은 서로 다른 병사들이 한 팀이 되어
특정한 상황을 함께 극복하는 방식의 훈련체계로 발전되어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전우의 존귀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셋째, 복잡 다양한 전장상황을 고려, 각개병사의 다양성을 수용해야한다.
절대적 상명하복만을 강조하여 각개병사의 창의성을 무시하고
획일적으로 행동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그릇된 가르침이다.
전장은 지휘관 명령에 따라 각개 병사 스스로 판단하여
올바른 전투행동을 해야 하는 곳이다.
평시에 각개 병사 행동 하나 하나까지
일일이 소(분)대장의 지시에 의해서만 움직이게 만든다면
그들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자생능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평시부터 각개병사의 다양성을 수용하고
그들에게 책임이 수반된 자율성을 길러주기 위해
통제형 부대 운용을 자율형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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