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논단

김정은 연설을 통해 본 북한의 전략

하나님 사랑 2013. 2. 26. 06:47

김정은 연설을 통해 본 북한의 전략

(김일성 생일 100주년을 기념하여 열병식에서)

                                                                                                                                                                 차 동 길

1. 서 론

지난해 12월, 최고사령관 승계로 군부를 장악한 북한의 김정은은 2012년 4월 11일, 당 제4차 대표자 회의와 4월 13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5차 회의에서 김정일을 ‘혁명의 영원한 수령’, ‘조선노동당의 영원한 총비서’, ‘공화국의 영원한 국방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하고 본인은 당 중앙군사위원장과 당 제1비서로 추대 되었다.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00주년을 맞이하여 강성대국의 원년을 선포함과 동시에 확고한 김정은 체제의 출발을 알리고자 했던 시나리오가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4월 13일, 예고되었긴 하나 기습적으로 아침 7시 39분에 동창리 미사일 발사 기지에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였고 불과 2분 뒤, 발사에 실패하였음을 알고는 4시간 뒤에 이례적인 실패 사실을 보도하였다. 그리고 그날 예정된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하였던 것이다. 김정은 체제의 출발을 알리는 폭죽으로 삼았던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실패함에 따라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00주년 기념 대규모 열병식을 기화로 삼은 듯하다. 김정은 체제의 출발을 알리는 이 열병식에서 20여 분 간 책 읽듯 낭독한 김정은의 연설내용은 향후 김정은 체제의 정책적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기에 사뭇 연구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나는 김정은 연설문을 통해 그는 과연 지금의 한반도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또 그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앞으로 어떤 정책방향을 갖고 통치할 것인지를 판단하고자 한다. 김정은이 이 연설을 통해 북한군과 인민들, 그리고 대남, 대주변국에게 보내고자 하는 메시지는 곧 그의 상황인식과 향후 정책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사고체계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2. 김정은의 상황인식

가. 김일성에 대한 평가

김정은은 연설에서 ‘위대한 김일성 민족의 100년사’라 하여 과거 식민시대의 약소민족이 김일성으로 인하여 민족자존과 강성번영을 이룰 수 있었음을 강조하며 “김일성 민족의 100년이 파란 많은 수난의 역사에 영원한 종지부를 찍고 조국과 인민의 존엄을 민족사상 최고의 경지에 올려 세웠다.” 고 평가하고 있다. 이로써 지금도 지정학적으로는 열강의 각축전 마당이지만 당당한 정치군사 강국이 되어 어느 누구도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자주적 인민의 존엄을 떨치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면서 80년 전, 백두산 수림 속에서 조선인민혁명군을 창건하고 혁명의 근본을 총대에 두어 전 인민 무장화와 전국요새화를 통해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만대의 번영을 위한 강력한 군사적 담보를 마련해 주었다 하여 김일성이 초석을 다진 수령으로 평가하고 있다.

 

나. 김정일에 대한 평가

김정일은 김일성이 개척한 주체의 선군혁명위업을 계승 완성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여 그의 비범한 예지와 탁월한 영군술, 무비의 담력으로 혁명무력 발전의 최전성기를 열어 놓았다고

하여 김정일의 선군정치와 그동안 김정일이 자행한 각종 도발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또한 김정일이 가장 준엄한 시련의 시기에 필승불패의 선군정치로 인민군대를 최정예 전투대오를 강화 발전시키고 전대미문의 사회주의 수호전을 연전연승으로 이끌어 세계적인 군사강국의 지위에 올려놓는 역사적 업적을 이룩하였다 하여 김일성이 세운 기초위에 김정일이 군사강국을 이룩하였음을 평가하고 있다.

 

다. 김정은의 의도

김정은의 김일성과 김정일에 대한 평가는 김일성이 세운 기초위에서 김정일이 군사강국을 이룩하고 경제 강국의 씨앗을 뿌렸기에 이제 대를 이어 김정은이 그 열매를 거두어야하는 당위성을 설명하는 것으로 김일성과 김정일 시대에 보여주었던 혁명군대의 단결과 수령결사옹위의 숭고한 정신 및 총 폭탄 정신으로 다시금 충성을 보여야 함을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울러 더 이상 인민들의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게 하겠다는 표현으로 인민들의 먹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비젼을 제시함으로써 체제의 안정을 꾀하고 있다.

 

3. 김정은의 국가운영전략 판단

새로운 주체 100년을 시작하며 김정은은 스스로 중대한 시기라고 말하고 ‘강성국가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이 당과 공화국 정부의 최종 목표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오직 김일성 수령식과 김정일 장군식으로 하는 것이 당과 군대와 인민의 확고부동한 의지라고 말한다. 김일성과 김정일이 펼쳐놓은 자주의 길, 선군의 길, 사회주의 길이 곧 김정은 자신이 가야할 길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김정은은 사상적 순결체와 조직적 전일체를 강조하고 나섰다. 전 인민과 전 군이 당의 주체사상과 노선을 구현하고 당의 영도체계를 튼튼히 확립해야 한다는 것으로 김정은 체제의 안정적 구축을 위해 군과 인민이 합심하여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김정은은 체제안정을 위한 군의 단결을 강조하고 있다. ‘인민군대는 전군이 진정한 전우가 되자.’ 라는 구호를 높이 들어야 한다거나 ‘우리가 믿는 것은 대포나 로켓과 같은 현대식 무장장비가 아니라 사랑하는 병사들이며 병사들을 위하여 지휘관도 있고 최고사령과도 있는 것이다.’ 하여 군 하부계층에 대한 관심으로 단결과 충성심을 이끌어내려 함을 알 수 있다. 또한 김정일이 ‘인민을 돕자’라는 구호를 가르쳐 주었고 이것이 인민군대의 본분이라 하여 군의 인민우대를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다시는 인민들이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며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하자’ 하는 말로 지금의 어려운 경제난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면서 김정일이 경제 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 귀중한 씨앗을 뿌렸으니 이를 잘 가꾸어 꽃피워나가야 함을 강조하면서 경제 강국을 전면적으로 건설하는 길에 들어서야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볼 때 김정은은 현재의 경제난을 타개하기위해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나 우선은 군의 결집과 충성을 이끌어 체제의 안정을 꾀하는 것이 급선무인바 김정일의 선군정치로 국내 혁명역량을 결집하고, 벼랑 끝 전술로써 대남, 대외 협상력을 높인 후 적절한 시기에 경제적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김정은 체제가 확고히 자리 잡을 때까지는 김일성 수령식, 김정일 장군식의 체제 안정 목적의 대남 도발 등 강경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김정은은 연설에서 ‘당과 공화국 정부는 진정으로 나라의 통일을 원하고 민족의 평화번영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손잡고 나갈 것이며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실현하기 위하여 책임적이고도 인내성 있는 노력을 기울일 것’ 이라고 하여 대화의 여지도 남김으로써 융통성 있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 우리의 대응 자세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북한은 체제 안정이 급선무이고 그 다음 경제난 해소가 궁극적인 지향점이다. 따라서 체제 안정을 위해 대남 도발이나 핵 실험 등 돌발적 긴장 조성을 자행할 것인바 우리는 북한의 돌발적 긴장조성에 대비함과 동시에 그들의 경제난 해소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기대해 볼 필요가 있다. 북한의 긴장조성 행동은 실제적인 도발일경우와 단순히 심리전의 일환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는 것은 북한 정권이 결정하겠지만 실제적인 행동으로 옮기는 경우는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는 것으로 군부 및 인민의 단결을 가져올 수는 있지만 심각한 경제난을 감수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단순 도발이 아닌 국지전에 의한 제한된 목표를 달성 한다면 정치적 협상 테이블이 마련될 수 있어 국제적 고립문제와 경제난 해소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우리는 이에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단순히 심리전 형태의 위협으로 긴장을 조성하는 방법인데 문제는 군부와 인민들이 얼마나 진정성 있게 받아 들이냐의 문제다. 자칫 나약한 김정은의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면이 있다. 결국 우리는 북한의 국지전 즉 제한된 전쟁에 대비함이 바람직하다. 단순 도발로 남한 사회를 혼란에 빠트려서 내부결속을 다지는 것은 오히려 군부로부터는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인민들로부터는 조롱거리가 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4. 결 론

김정은 체제는 이제 출발했다. 당면과제는 인민들로부터 특히 군부로부터 절대적인 지지와 충성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아직은 미완의 단계이다. 그러므로 북한은 체제 안정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북한이 늘 그랬듯이 체제 안정을 위한 접근 방법은 외부와의 마찰을 통해 군부와 인민의 긴장감을 조성하여 단결을 유도하는 것이다. 따라서 당분간 즉 체제 안정 시 까지는 단순 도발보다는 국지전과 같은 제한된 전쟁이나 핵 실험 등의 돌발적 행동을 자행할 것이며 이로써 부가적인 협상 테이블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이후 북한은 경제난 해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현실적으로 북한의 입장에서 대남 도발이 불가피한 선택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아래 국지전에 대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국지전 즉 제한된 전쟁은 전장을 제한하거나, 시간을 제한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으나 서북도서에 대한 기습 강점 같은 제한된 전장을 목표로 하거나 제한된 시간동안 수도 서울에 대한 무차별 포격 후 협상을 요구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최소의 피해와 상응한 보복, 이후 협상에서의 유리한 여건조성을 위한 대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2012. 4.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