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동길 시집

가을

하나님 사랑 2021. 10. 15. 08:20

1.

파란 가을 하늘에

두둥실 떠가는 뭉게구름

 

이 모양 저 모양

자태를 뽐내며 공연한다.

 

가을 햇살 타고

내 마음에 들어오니

 

아! 평안하다.

저 뭉게구름 위에 누은듯

 

2. 

넓은 들녘이 

황금 옷을 입었다.

 

뭐가 그리 부끄러운지

고개를 숙였다.

 

마주 앉은 가을 하늘에

눈을 마주치지 못한다.

 

3.

온 산이 울긋불긋

새 옷 갈아입고 

손님 맞을 준비한다.

 

윗 동네 소식을

누가 전해 주었는지

아랫 동네도 분주하다.

 

저 산골 마음 밭에는

벌써 가을이 왔나보다

손님이 다녀가면 쓸쓸하겠지

 

4.

오랜만에 구름타고 오는

가을을 맞이한다.

뜨겁게 달구었던 여름을

썰물되어 씻어가듯

흔적마저 지우려 한다.

 

내 고향에도 찾아온 가을

얼마나 힘겹게 견뎌왔을까

고개 떨군 벼를 보고

우리집 마님 사색에 잠기니

도솔이 쉬어가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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