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파란 가을 하늘에
두둥실 떠가는 뭉게구름
이 모양 저 모양
자태를 뽐내며 공연한다.
가을 햇살 타고
내 마음에 들어오니
아! 평안하다.
저 뭉게구름 위에 누은듯
2.
넓은 들녘이
황금 옷을 입었다.
뭐가 그리 부끄러운지
고개를 숙였다.
마주 앉은 가을 하늘에
눈을 마주치지 못한다.
3.
온 산이 울긋불긋
새 옷 갈아입고
손님 맞을 준비한다.
윗 동네 소식을
누가 전해 주었는지
아랫 동네도 분주하다.
저 산골 마음 밭에는
벌써 가을이 왔나보다
손님이 다녀가면 쓸쓸하겠지
4.
오랜만에 구름타고 오는
가을을 맞이한다.
뜨겁게 달구었던 여름을
썰물되어 씻어가듯
흔적마저 지우려 한다.
내 고향에도 찾아온 가을
얼마나 힘겹게 견뎌왔을까
고개 떨군 벼를 보고
우리집 마님 사색에 잠기니
도솔이 쉬어가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