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주문도
봄이면 한 아름 싱아 꺽어 허기진 배 채워가며 마을 공터에 모여 새끼줄 감아 만든 공으로 축구를 하고 여름이면 대빈창 모래밭 고인 물에 벌거벗고 뛰어들어 헤엄치고 해당화 목걸이 만들어 주렁주렁 목에 걸고 배골플 때마다 하나씩 빼먹고 뜨거운 햇살 맞으며 갯지렁이 잡아 망둥어 낚시하다가 낚싯대 갯벌에 꽂고 갯뻘물에 뛰어들어 마을 어귀 물 밀때까지 헤엄치며 놀던 곳 가을이면 추수한 땅콩 밭에 들어가 이삭줍고 단풍진 산에 올라 보리수 따먹으며 친구 집 소먹이로 온 종일 풀밭을 뒹굴고 총싸움 하던 곳 겨울이면 눈 내린 봉구지산 언덕길 올라 볏집으로 만든 눈썰매 타고 방앗간 양지바른 곳에 모여 구슬치기 자치기 하며 놀다 지쳐 굴뚝에 흰 연기 나올 때 허기진 배 움켜쥐고 가마솥 뚜껑 열어 고추장에 보리밥 비벼먹고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