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送年) 계묘년(癸卯年)! 빠르고 쉬운길을 가고 싶었다. 돌아보니 돌고 돌아온 에움길이었다. 때로는 희미한 자욱길 지나 좁고 좁은 고샅길 걸었고 때로는 호젓한 오솔기 지나 산비탈 자드락길 걸었으며 때로는 험준한 벼룻길 지나 소복이 쌓인 숫눈길 걸었다. 기쁜 마음에 많이 웃기도 했고 슬프고 아플때도 있었다. 그래도 충분히 행복했다. 2024년 갑진년(甲辰年)도 그럴것이다. 차동길 시집 2024.01.15
폭설(暴雪) 하늘을 떼지어 날더니 앞서거니 뒷서거니 흐느적거리며 내려와 내 뺨에 입맞추고 눈 날개짓 바람 타고 볼품없이 앙당한 나무에 살포시 내려 앉으니 제법 멋진 자태를 뽐낸다. 차동길 시집 2024.01.15
놀아보자 동해에 파도를 타고 여름이 온다. 동심으로 돌아가 맨발로 모래 위를 걷고 바닷물에 발 담그며 파도와 놀아보자. 어차피 모래성 같은 인생 나는 놈 위에 노는 놈 있다하지 않은가 놀아보자 놀아보자 차동길 시집 2023.05.23
아프면 말해 아프다 많이 아프다 져서 아프고 비난 받아 아프다 나무가지 꺾여 상처가 옹이로 남은 것처럼 마음에 상처가 옹이로 남는다 마음에 울림이 있다 아프면 말하라고 그래서 이렇게 글로 말한다. 차동길 시집 2022.06.14
예수님 물로 포도주를 만들었다. 떡 다섯개와 물고기 두마리로 오천명을 먹이고도 열두 광주리를 남겼다. 귀신을 쫓아내고 앉은뱅이를 일으켜 세우고 눈먼자를 눈뜨게 했다. 바닷물을 걸으셨다. 사람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사람의 사고력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방법은 무조건 믿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예수님은 하나님이다. 차동길 시집 2021.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