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한아름 싱아 꺽어
허기진 배 채워가며
신사토에 모여 새끼줄감아 만든 공으로
축구를 하고
여름이면
대빈창 모래밭 고인물에
벌거벗고 뛰어들어 헤엄치고
해당화 목걸이 만들어
주렁주렁 목에 걸고
배고플때마다 하나씩 빼먹고
뜨거운 햇살 맞으며
갯지렁이 잡아
망둥어 낚시하다가
낚시대 갯벌에 꽂고
갯골물에 뛰어들어 마을어귀 물 밀때까지
헤엄치며 놀던 곳
가을이면
추수한 남의 집 땅콩밭에 들어가 이삭줍고
단풍진 산에 올라 보리수 따먹으며
친구집 소먹이로
온종일 풀밭을 뒹굴고 총싸움 하던 곳
겨울이면
눈내린 봉구지산 언덕길 올라
볏집으로 만든 눈썰매 타고
방앗간 양지바른 곳에 모여
구슬치기 자치기하며 놀다 지쳐
굴뚝에 흰연기 나올때
허기진 배 움켜쥐고 가마솥 뚜껑열어
고추장에 보리밥 비벼먹고
우리 투거리 밥 잘먹는다는 칭찬에 으씨대며
긴긴 겨울밤을 보냈던 곳
해명호 강화호가 올때면
육지 간 누이 오지 않을까
배터에 나가 기웃거리다
허전한 마음에 그리움을 채우고 돌아섰던 곳
이곳이 내고향 주문도라네
나이 오십이 되어 돌아보니
배고품도 그리움도 외로움도
어릴쩍 나와 함께 놀던 친구였으니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축복이라
젖과 꿀이 흐르는 축복의 땅 주문도를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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