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특별행동 개시” 대남위협 의도
1. 서 론
북한군은 4월 23일, 남측에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이 곧 개시 된다” 며 대남 도발을 예고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특별작전행동소조 명의로 북한의 군대와 인민의 분노가 하늘에 닿았다며 “역적패당의 분별없는 도전을 짓 부셔버리기 위한 우리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이 곧 개시 된다”라고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 특별행동의 대상을 “이명박 역적패당과 공정한 여론의 대들보를 쏠고 있는 보수언론매체들을 포함한 쥐새끼무리들”이라 하며 언론사로는 동아일보, KBS, MBC, YTN을 특정한 것이다. 특별행동과 관련해서는 ‘개시되면 3-4분 안에’, ‘특이한 수단과 우리 식의 방법으로 초토화’ 등의 구체적 표현을 써가며 대남 도발을 예고하였다. 이러한 위협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우리 측의 조문 태도를 문제 삼은 것을 시작으로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국제적 지원중단과 발사 실패에 따른 국제적 조롱, 열병식 이후 우리의 순항미사일 공개 및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집무실까지 정밀타격 할 수 있다는 군 당국의 발표,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북한 농지개혁 촉구 등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표면에 나타난 현상, 과연 북한의 보이지 않는 의도는 무엇일까. 어떤 기대효과를 바라며 던진 전략일까. 저들의 의도를 심층 분석해보고자 한다.
2. 대남 위협발언 배경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00주년 열병식을 거대하게 치른 후 북한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있었기에 4월 23일 일제히 포문을 열 듯 대남 위협을 가하는 것일까. 8일간의 시간동안 어떤 일이 있었기에 전례 없는 위협을 하는 것일까. 또 그럴만한 일이 있었다 해도 그 일이 과연 이렇게 위협적인 발언을 할 만큼 자극한 것일까. 우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장거리 로켓 발사 전·후로 살펴보자.
가. 장거리 미사일 발사 전
북한은 광명성 3호로 명명한 장거리 미사일이 지구를 관측하는 실용위성이라고 주장하며 외신기자들까지 초청하는 자신감을 보였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의 출발을 알리는 축포의 의미로 또 김정일 주도하에 이룩한 강성대국의 원년을 선포하는 의미로 그리고 김일성 생일 10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고자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탄도 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를 금지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에 대한 위반으로 규정하고 이를 규탄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북한은 위협이나 도발로 많은 것을 얻지 못할 것”이라 하며 북한을 질타했고, 일본은 자국 영토를 지날 경우 요격하겠다고 했으며, 우방국이라 하는 중국과 러시아도 이례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발사가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6자회담 재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 이라며 민생 복구에나 집중하라고 촉구하였다. 그럼에도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해하려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당연히 성공을 전제로 했겠지만 실제 발사시간에 외신기자들에게조차 알리지 않은 것을 보면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즉 최초 계획된 시간을 갑자기 앞당김에 따라 실패할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았겠는가. 아무튼 북한은 성공할 경우 국제사회의 비난이 우려로 바뀌면서 새로운 협상 테이블이 마련될 것이고 군부를 비롯한 전 인민으로부터 김정은이 추앙받을 수 있을 것이며 국제사회의 지원도 자연스럽게 재개 될 것이라는 기대였을 것이다. 이러한 기대감속에 북한은 끝까지 미사일 발사를 추진했던 것일 것이다.
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후
미사일은 발사 2분 만에 실패하고 결국 4시간 만에 실패 사실을 스스로 발표하였다. 북한으로서는 참 힘든 결정이었을 것이다. 최고인민회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김정은을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그리고 당 중앙군사위원장으로 추대하는 그 순간에 전 군과 전 인민을 하나로 결집하여 충성심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그 결정적 기회를 놓친 셈이다. 국제사회는 북한을 조롱하듯 비난 일색이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소집되었으며 우방국인 중국을 비롯한 전 상임 이사국들이 북한의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 위반을 지적하며 제제를 가하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북한은 또 하나의 이벤트가 남아 있었다. 바로 김일성 생일 100주기이였다.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등장이었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한국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이미 미국을 겨냥할 정도가 되었다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급기야 그동안 비밀로 해 왔던 1500Km 사정거리인 순항미사일을 공개하게 이르렀다. 어쩌면 우리가 놀란 이상으로 북한도 놀랐을 것이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세계적인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가짜라는 증거를 제시하면서 또 다시 북한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패 이후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며 경제난 극복을 위한 새로운 협상 테이블을 만들기 위해 어쩌면 마지막 카드로 내세운 것인데 그것마저 가짜라며 국제사회가 믿어주지 않으니 얼마나 당혹스럽겠는가. 군부를 비롯한 전 인민의 단결과 충성을 이끌어 내지도 못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협상 테이블도 만들지 못한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런 와중에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통일 교육원이 주최한 통일 정책 최고위 과정에서 “북한도 집단농장을 할 게 아니고 농지개혁을 해야 한다. 그러면 쌀밥 먹는 것은 2-3년 안에 가능할 것”이라고 했고 주요 언론이 이를 주요뉴스로 다루었다. 어쩌면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체제의 불안감이 더욱 증폭되었을 것이다. 이것이 지난 김일성 생일 기념 열병식 이후 김정은을 공황에 빠트렸던 7일 간의 일들이다. 조급해진 김정은이 취할 수 있는 새로운 카드가 없다. 그렇다면 대남 위협 발언은 김정은의 조급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일까 아니면 사전에 전략적으로 준비된 것일까. 앞에 제시한 여러 가지 정황에 기초해 볼 때 사전에 전략적으로 준비되었다기보다 조급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일 확률이 높다고 본다. 지금 북한은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있어 이성적인 판단이 어려울 수도 있다.
3. 실제적 도발 가능성
과거 북한의 행동양상을 토대로 볼 때 그들의 전략방향은 두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첫째는 북한 체제가 안정되고 국내외 상황이 북한에게 유리한 경우이고, 둘째는 북한 체제가 불안정하고 국내외 상황이 불리한 경우이다. 첫째의 경우는 북한의 전략방향이 남조선 인민해방에 지향되고, 둘째의 경우는 체제안정에 지향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금의 북한은 체제안정에 전략방향이 지향되고 있는 상황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체제안정을 위한 전략적 접근법은 무엇인가. 김일성 생일 100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김정은이 밝힌바와 같이 북한은 김일성 수령식과 김정일 장군식을 강조하고 있다. 김일성 수령식은 무엇이고 김정일 장군식은 무엇인가. 김정은은 김일성에 대해 혁명무력으로 군사 강성국가의 기초를 세웠다고 평가하였고, 김정일에 대해 군사 강성국가를 완성하여 어느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나라를 만들었다고 평가한 것을 미루어 볼 때 김정은 또한 군사력을 이용해서 체제안정을 꾀할 것이 분명하다. 또한 그 방법 면에서도 김일성, 김정일이 행해왔던 벼랑 끝 전술을 사용할 것이 분명하다. 그들은 이미 벼랑 끝 전술로 주변 열강들을 움직일 수 있다는 학습효과를 얻은 바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붙인 이 벼랑 끝 전술을 북한의 용어로 적절히 표현하자면 총 폭탄 정신일 것이다. 수령옹위결사를 위한 총 폭탄 정신이 국제 사회에서 통한다는 사실을 배워 왔던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고립된 상황에서 김정은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은 벼랑 끝 전술이고 그 수단은 바로 군사력인 것이다. 다만 과거 김정일 시대와 다른 것이라면 위협적 발언만으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만큼 체제가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결국 위협적 발언이 아닌 실제적 행동으로 위협을 가하는 극단적 벼랑 끝 전술을 펼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물론 사이버전과 같은 비군사적 도발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지만 체제가 불안정하고 국제적으로 고립된 지금의 상황을 고려해 볼 때 국지전 즉 제한된 전쟁까지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북한이 고려할 것은 도발 이후 출구전략일 것이다. 사태 해결을 하면서 자기들에게 유리한 상황을 이끌어가기 위한 전략으로 자기들이 주도할 수 있는 새로운 협상 테이블이 마련되어야하고,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다. 물론 도발 자체만으로 체제 안정의 목표는 달성할 것이 확실하다. 그렇다면 어떤 제한된 목표를 가지고 제한된 전쟁까지도 불사할 것인가. 많은 전문가들이 여러 가지 도발유형을 예측하고 있지만 본인은 서북도서 기습강점이나 서북도서에 대한 화학탄 공격, 수도권에 대한 제한된 시간동안 포병집중사격, 천안함 피격과 같은 방식의 해상에서의 아 함정에 대한 도발, 특수부대에 의한 특정인 암살 및 특정 시설 폭파 등이 유력할 것으로 본다. 도발 시기에 대해서는 북한이 발표한 ‘곧 개시’라는 표현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발표는 우리의 상식으로 해석하는 것이 얼마나 우매한 일인지를 경험한 이상 시간적, 공간적 기만일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할 것이다.
4. 결 론
북한의 대남 위협발언은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 상태를 반증하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체제 안정을 위해 그들만의 방식인 군사적 도발로 군부와 인민의 단결과 충성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단순히 위협발언으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실제적인 도발을 자행할 것인지는 현재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 정도에 따라 다르게 판단할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체제불안 정도가 심각하고 국제적 고립정도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인 점을 고려해 볼 때 실제적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따라서 우리는 이에 대한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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