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동길 시집

히로시마 평화공원에서

하나님 사랑 2025. 5. 19. 06:50

고요속에 물든 울림이 있다.

단풍 빛 기억이 저녁 안개처럼 떠돌다

낙엽의 속삭임에 실려 멀리 스러진다.

 

바람이 스친 자리에 서리 맺히고

돌마다 새겨진 이름들은 

가을 하늘의 별들처럼 은은히 빛난다.

 

강물은 느리게 흐르며 모든 것을 감싼다.

그 속에는 아픔과 용서 그리고

여문 열매같은 희망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평화는 말이 아닌 바람처럼 느껴지는 것

그곳에 서면 알게된다.

가을의 침묵 속에서도 얼마나 많은 목소리가

세상을 향해 속삭이고 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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