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나를 닮아 혈액형이 같고머리에 가마도 두개딸의 아기때 모습과 성품을 닮은걸 보면내 면류관이 분명하다.요녀석이 나타나면세상 근심 걱정이 도망가고아픈 몸도 힘이 솟으니마약과도 같은 만병통치약이다.알아들을 수 없는 말과 몸짓으로의사표현을 하는 걸 보면태어나기 전 천사의 가르침을 받았다는탈무드의 지혜를 떠올리게 한다.누가 손주 바보라 해도자랑하고싶은 마음 감출수 없으니내 눈에는 천재이고우주의 기운을 받고 태어난 천사이다. 차동길 시집 2025.05.12
절망 속에 핀 거룩함의 꽃 살다보면여기가 끝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모든 것을 빼앗긴 듯 상실감의 고통은잡힐듯 말듯한 희망마저 포기하게 하고깊은 절망 속으로 몰아 넣는다.절망의 늪은 평온하고 아프지도 않다.조그만 희망의 불씨도 후회도 없다.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원이 달라진다.안달복달하며 피하려고 했던 절망의 늪이이렇게 평온할 줄은 미처 몰랐다.절망의 늪에서 거룩함의 꽃이 핀다. 차동길 시집 2025.05.12
벚꽃 잔치 탱탱하게 물이 오른 나뭇가지에봄 햇살 담을 꽃잎 터트리려수줍어 얼굴 가린 꽃망울간밤에 찾아온 빗방울과소곤소곤 작별인사를 나눈다.햇님이 찾아와 빗방울이 떠나면꽃잎 벌려 봄 햇살을 담으리라. 차동길 시집 2025.05.12
목련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았는데이루지 못한 옛 사랑이 찾아왔나흰 옷 입은 천사가 창밖에서 서성이며므흣한 미소로 손짓한다작년 이맘때도 찾아왔는데그리움 쌓이니 또 보게 되는구나우아한 자태는 옛 모습 그대로인데고귀함은 더 깊게 다가오는구나너를 처음 만났을 때참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이었는데이젠 숭고함마저 느껴지니또 얼마나 그리움으로 기다려야 할까 차동길 시집 2025.05.12
추억 여행 그리운 마음에설레임 안고 찾아왔건만추억 속 옛 모습이 사라졌으니아쉬운 마음에 슬픔의 싹이 튼다.뒷동산에는함께 놀던 쫑개비도 떠나고그 많던 싱아는 어디로 갔는지알수없는 풀잎만 나를 반긴다.바닷가에는바닷게와 무럼수가 사라지고아이큐 0.1의 망둥어까지 떠났는지낚시 바늘 허공치기 일쑤다.옛 친구가 생각나고 보고프다. 차동길 시집 2025.05.12
석모수로 눈썹바위 산마루 해가 떠오르니바다 마당 물비늘 가득차고섬 아이 꿈이 솔솔 피어오른다.열네살 되던 어느 봄날조그만 통통배에 몸을 싣고꿈 찾아 나선 석모수로산마루 햇님은 기억할까 꿈의 빛을바다는 기억할까그때 그 아이와 그 추억을... 차동길 시집 2025.05.12
혼자 걷는 길 혼자 걷는줄 알았던 길앞서거니 뒷서거니 햇살을 피해내 그림자 함께 걷고길가에 펼쳐진 시골 풍경형형색색 꽃으로 다가와내 마음에 아름다움을 새긴다.그 많던 싱아와 갯벌 게어디 갔나 했더니연포 가는 길에서 나를 맞이한다. 차동길 시집 2025.05.12
싱아 봄을 깨우는 소리에베시시 눈뜨며하얀 아기 손 하늘로 치솟으면마음속 그 아이가 생각난다.별을 따는 마음으로조심 조심 꺽은 새 순 앞에때묻은 손이 부끄러워먹여 달라 했던 그 아이새콤 달콤함은눈깔 사탕 부럽지 않은하늘이 내려준 만나축복의 선물이고 행운이다. 차동길 시집 2025.05.12